아침부터 쓸데없는 것으로 스트레스를 받을 때가 있다.
출근길, 여느때와 다름없이 같은 시간에 뻐스정류장으로 나섰는데
오늘따라 뻐스가 이미 떠나고 있었다.
바로 눈 앞에서 그 큰 궁둥이를 흔들흔들, 매연을 뿡뿡 끼어대며,
그것도 두대씩이나 나란히... 지가 무슨 기차냐?
체념하고 기다리면 이 망할 뻐스는 한참을 지나도 오지 않는다.
시간은 부족하고 급한 마음에 택시를 잡아타면
어디서 나타났는지 뻐스가 택시 꽁무니에서 딱 붙어서는 비키라고 빵빵대며 쫓아온다.
사무실에 도착하면 매일 같은시간에 화장실의 매일 같은칸에서 근심(일명 끙심이라고도 함)을 푼다.
허나 어떤날이면 그 칸에 사람이 있을 때가 있다.
그 옆칸에 들어가 앉아있노라면 왠지 편하지가 않다.
결국 나중에 다시 그 칸으로 들어가 완벽하게 근심을 푸는때도 있다.
있어야 할 것이 제때 제자리에 있는것이 가장 아름다운 것이라 했다.
주위에 있는 모든것이 언제나 제때 제자리에 있는것이 당연하다고 하는 것은
어쩌면 우스꽝스러운 생각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가끔은 조금늦게 뛰어나갔는데 때맞춰 뻐스가 와줄 때도 있고
화장실이 한참 만땅되어있어야할 시간임에도 똥줄타는 나를 위해 바로 그 한칸이 딱 비어있는 때도 있다.
일그러진 필연이 스트레스를 주는 경우가 있다면
생각지도 않은 우연이 행복을 주는 경우도 반드시 있다.
그래서 사는 맛이 있는가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