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의 많은 사람들이 주고받는 언어중에 특징을 하나 꼽으라면 줄임말이라 할 수 있겠다.
예컨대, 고려대학교를 고대라고 줄이고, 연세대학교를 연대라 하고, 두학교간의 리그를 연고전, 혹은 고연전이라고 하는 형태다.
가만 들어보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이 줄임말 없이는 얘기가 잘 안 될정도로 많은 줄임말 혹은 단어들을 쓰고 있다.
줄임말에 둘째가라면 서러울 언어가 중국어이다.
화동사범대학교(華東師範大學敎)는 화사대(華師大), 건설은행(建設銀行)은 건행(建行), 차량관리사무소(車輛管理事務所)는 차관소(車管所)라고들 부르는 것이 그 예이다.
이런 것들은 외국인들이 교과서를 통해 아무리 열심히 공부한다 한들 좀체 습득하기 어려운 것들로, 현장에서의 경험으로 이해할 수 있는 단어들이라 할 수 있다.
슈퍼마켓(Supermarket)은 중국어로 초급시장(超級市場)이다.
Super를 초급으로, Market을 시장으로... 본디의 영어의미에 대한 중국어를 생성시킨 단어라고 볼 수 있다.
초급시장(超級市場)이라는 단어도 실제 대화에서는 그대로 쓰지 않고 초시(超市)로 줄여서 쓴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슈퍼마켓이라고 말하지만 이 단어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줄임말이 없다.
중국땅에서 이 슈퍼마켓을 줄인 한국어(?)를 발견했다.
快樂超市라고 중국어로 표기되어 있는 간판위에
한국어 버전의 상호가 적혀있기를 [명랑하게 슈마]. 본인은 이걸 보고 한방 먹은 기분이었다.
[명랑하게]는 快樂을 번역한 것이라 치고, [슈마]는 도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위에 언급한대로 초급시장(超級市場)을 번역하면 슈퍼마켓이 되는건 알겠는데, 그럼 초급시장(超級市場)의 줄임말인 초시(超市)를 번역하면 슈마가 된단 말인가.
천재의 번역인지 바보의 번역인지 알 수 없다. 천재와 바보는 종이한장 차이라더니 그런 느낌을 지울 수 없다.
- 답답한 초급수준의 번역 아니면
- 주목을 끌기 위한 고수의 의도적인 번역
둘중의 하나일텐데 무얼까...
아무튼, 번역 결과는 거의 태양계 밖의 언어를 창조해 낸 수준이다.
혹시나 싶어 본인이 가지고 있는 번역기의 힘을 빌어보니 [즐거운 슈퍼마켓]이라고 번역이 된다. 이게 정답 아닌가?
잘못된 것이라도 너무나 당당하면, 오히려 그것이 맞고 내가 틀린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한국어와 중국어를 오가다 보면 공부했던 언어에 대한 지식과 소신이 자신없어 질 때도 많다.
중국어를 어렵사리 알아가는 것도 하나이고, 한국어로부터 멀어지고 있다는 느낌 또한 그 하나다.
도대체 열공이니 안습이니 하는 것들은 너무나, 너무나도 이질감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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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동네 할머니들이 슈퍼마켓을 줄여부르는 말은..
슈퍼 내지는 수퍼지요.. 마켓은 차마 발음이 안되신다고 합니다... ^^
슈마라 재밌네요 후후..
풍경이 여전한 모양입니다.
조선족 교포들 사이에서 그렇게 쓰는지는 모르겠는데, 참 재미있는 말인것 같습니다.
Shain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여전히 흙냄새 풍성하게 나는 생활 영위하시길 바랍니다.
저도 홍중루에서 봤어요!!
"명랑하게 슈마"
전 아무생각없이 슈마가뭐지? 하고 말았는데
슈퍼마켓이었다니..ㅎㅎ
맞습니다. 홍중로 가남호텔쪽이죠.
구베이나 롱바이 근처에는 한국사람이 많은 탓인지 번역기를 통한 조잡한 번역글귀가 간판등에 자주 나타나는 것을 봅니다.
이제는 흥미롭다, 재밌다... 를 넘어, 좀 씁쓸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