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의 맛있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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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이면 새해라는 event로 전 세계가 시끌 벅적하다.
새로운 한해의 시작을 기념하는 사람들과 행사들로 늘 북적인다.

중국 또한 마찬가지다. 예년과 다르다면, 1월1일을 기해 밤새도록 요란하던 폭죽소리와 불꽃놀이가 당국의 통제로 인해 수그러들었다는 것이다. 아니 놀랄만큼 조용히 지나갔다.
불꽃을 밝히고 폭죽소리를 터뜨리는 것을 재물복과 연관짓는 중국인들의 관습상, 당국의 통제가 있었다 하여 이리 단번에 조용해 질 수 있다는 것도 의외다.

그리하여 1월이 시작되었다. 한해가 시작되었다.
중국에서는 한해의 시작이라는 의미와 동시에 한해를 마감짓는다는 또다른 의미가 있다.
춘절(春節)이라고 부르는 음력설을 쇠기 때문이다.
춘절은 명실상부한 중국 최대의 명절이다.
관공서와 기업체는 일반적으로 7일 연휴를, 생산공장이나 소기업의 경우는 그 이상의 연휴를 보장한다.

2월초에 다가오는 춘절에 대비한 술렁임이 여기저기 감지된다.
- 각 마트에는 춘절 선물 전용 매트가 진열되고
- 모두들 고향으로 돌아갈 교통편 예매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 기업체들은 높아질 이직율에 대비하여 노심초사 하는 분위기이다.

춘절때 고향으로 돌아가는 중국인들의 비율은 한국의 설이나 추석의 그것보다 오히려 높은 느낌이다.
구하기 어려운 교통편등의 이유로, 일에서 자유로운 사람들은 벌써 고향으로 출발한 경우도 몇 보았다.
춘절을 기점으로 과거를 반성하고 또다른 시작을 꿈꾸는 것이 이들이다.
때문에 춘절을 계기로 하던일을 관두거나 직장을 옮기는 사례가 그 어느때보다 많다. 일년중 이직율이 가장 높은 때가 바로 이 춘절이다.
(기업으로선 적잖이 신경쓰이는 일이다.)

2008년 1월은 어떤이들에게 한해를 시작하는 의미가 있는 달이겠으나,
많은 중국인들에게는 한해를 마무리하는 한달이 될 것이다.
출발하는 이에게는 행운이, 마무리하는 이에게는 보람이 깃드는 한해가 되길 기원해본다.
2008/01/16 10:54 2008/01/16 10:54
Shain

음력설을 기점으로 지금은 분명 마무리하는 달이지요.
아버지의 생신이 음력 12월인 관계로 생신을 맞으신 해는 항상 음력으로 작년입니다. 1월이 생일이라고 우기시지만,음력으로 모든 걸 기재하셨으니..12월생이신게죠.
그러고 보면 이십여년전엔 양력설을 억지로 설로 여기게 하려고 노력했었는데 그런 모습은 사라졌군요. 일주일씩 휴가를 준다니 새로운 출발할 수 있는 기회가 될 만도 하겠습니다.

Jxx

중국의 춘절은 그야말로 민족 대이동입니다.
지금도 기차표 예매창구 앞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 있겠죠.
그렇게 고생해서라도 돌아가고 싶은 곳이 있는 사람들이 많고 또 그들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는 것은 언제라도 기분좋은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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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흙같은 밤,
갑자기 커다란 폭음이 울리며 집이 진동하는가 싶더니
곧이어 연달아 꽝꽝소리와 따다다 기관총소리가 쉴새없이 귀를 어지럽힌다.
창밖을 내다보니 여기저기서 불꽃이 피어오른다...

TV에서 보던 미군의 이라크 공습과 흡사한 현상이 내 주변에서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실제 전쟁상황이 아니다.
春節(=중국의 설날)을 기리는 중국인들의 대표적 풍습인 불꽃놀이와 폭죽터뜨리기가 전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시행되고 있는 것이다.

이 전쟁터같은 풍경이 설날 당일보다 음력 초닷새(=1월5일)에 그 강도를 세게 느낀다.
이날은 재물신을 영접하는 날로, 그 표현으로 폭죽을 터뜨리고 불꽃놀이를 아주 심하게 하는 것이다.

1. 일반인도 쉽게 불꽃놀이 할 수 있다.

한국적 관념에서 보면 불꽅놀이는 모모 단체가 집행을 하고 서민들은 이것을 관람하는 차원이겠으나
이곳 중국에서는 누구나 어느곳에서나 불꽃놀이를 할 수 있다.
이맘때쯤 되면 길거리 어느곳에서도 쉽게 그 재료를 구할 수 있는데, 구하기는 쉽다만 그 가격이 만만치 않다.
한아름쯤 되는 세트. 즉, 한번 불을 붙이면 2분여쯤 연달아 불꽃을 날려주는 세트가 한국돈 10만원쯤 한다.
말이좋아 10만원이지 이곳 기준으로는 4년제 대졸 초임의 20% 수준에 육박하는 것이다.
이들은 이 적잖은 금전자원을 허공에 쏳아올리는 것이다.
풍속과 문화와, 또 재물을 기원하는 강한 소원이 이 불꽃들을 허공으로 날리는 바탕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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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사진들은 시끄러운 그날밤 내가 사는 아파트에서 각각 다른방향의 창문을 열고 찍은 사진들이다. 동서남북 어느쪽 창문을 보아도 쉽게 불꽃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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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는 아파트 현관문 앞에서 폭죽을 터뜨리며
동네 어느곳에서도 과감하게 불꽃을 날린다.)

2. 설날과 정월대보름은 한 세트다.

한국에서는 엄연히 별개의 명절이지만 이곳에서는 하나의 세트로서 주욱 이어간다.
따라서, 춘절이 끼는 달이면 많은 인민들이 회사일을 떠나 고향으로 돌아가
20일씩 시간을 보내고 오는 경우가 허다하다.

3. 폭죽놀이의 잔존물(=쓰레기)를 치우지 않는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아니, 치우면 안된다.
폭죽놀이를 하고난 장소에는 그 잔존물들이 길바닥에 수북히 쌓인다. (오른쪽 그림)
그러나 이것을 재물의 흔적이며 매개로 인식하므로
불가항력적인, 예컨대 청소부 아저씨 등등 에 의해 치워지는 것은 마지못해 모른척 하지만
스스로 치우는 것은 금기시 되어 있다.
정월대보름이 될 때까지 마당에 빨간색 잿더미가 수북히 쌓여있는 것은 남사스러운 일이 아니다.
정월 초하루에 먹은 음식들의 잔존물. 즉, 각종 쓰레기며 설겆이감도 예외는 아니다.

4. 센스 하나, 자동차는 원격시동 경보기가 아닌 수동으로 잠궈놔야 맘이 편하다.

수동으로 잠궈놓은 덕분에 내 차는 밤새 안녕하실 수가 있었다.
리모컨으로 잠궈놓은 차들은 폭죽이 터지는 순간
그 엄청난 폭음과 진동으로 인하여 빽빼액~! 울기 시작하여
쌍라이트를 깜빡대며 밤새도록 고통스런 소릴 질러댄다.

5. 뒤집힌 福
사용자 삽입 이미지

비단, 춘절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지만
중국인들의 집집마다 빨간색으로 福이라는 글자를 거꾸로 붙여놓는 풍습이 있다.
이는, 뒤집는다는 뜻의 倒가 도달한다는 뜻의 到와 발음이 같기 때문에
福이라는 글자를 뒤집어 놓는 것으로
福이 내 가정에 도달하기를 기원하는 것이다.
(오른쪽 사진은 내가 살고있는 맞은편 집 문에 붙어 있는 거꾸로 福)


어쨌든 종교적이나 관습적인 주관을 떠나면
이네들의 춘절을 지나는 풍습은 오히려 순진하고 절실하게 느껴진다.

잠못들 수 밖에 없는 이밤에 몇년이 지난 지금도 적응되지 않고 고통스럽지만
이질스럽다 하여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내 가진 것의 적잖은 부분을 하늘로 띄워보내 불태워 버리면서도
그보다 더 큰 희망과 소원을 꿈꾸는 이들의 덜(?) 각박함이
오히려 값어치있게 느껴질 뿐이다.

중국에 있는 내 친구들과 주변들아,
내적인 풍부와 외적인 풍요가 너희들의 바램 이상으로 깃들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

2007/02/23 10:34 2007/02/23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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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는 춘절(음력 설날)이 최대의 명절이다.
기업들은 적어도 일주일씩은 휴무에 돌입하며
백성들은 모두들 고향을 찾는다.
땅덩어리가 넓은만큼 고향을 다녀오는데 한달이란 시간을 소모하는 경우도 있다.

이 시즌에 눈에 띄는 광경은 폭죽 터뜨리기다.
시각효과로는 하늘로 쏘아올리는 불꽃
음향효과로는 폭죽
연휴기간 내내
이놈저놈 할것없이
이집저집 할것없이
시도때도 가릴것 없이
폭죽과 불꽃놀이를 남발하는데
이것이 익숙하지 않은 외국인들에게는 견디기 힘든 자극이며 소음이다.
소음에 민감한 사람은 주무시기를 포기해야 한다는 것이 정답이다.

왜이렇게 터뜨리고 터뜨릴까.
그 해답은 바로 發에 있다.
폭죽을 터뜨린다는 동사적 표현으로 發이라는 글자를 쓰는데
돈을 번다의 동사적 표현역시 發로서 글자와 발음이 똑같다.
따라서 중국인들은 폭죽을 터뜨림으로 새해에는 많은 재물을 벌게 되기를 기원하는 것이다.


새해가 다가온다.
모두들에게 재물뿐만 아니라 행복과 좋은일들이 가득가득 터지기를 기원해본다.
發하라~!

2007/02/16 19:36 2007/02/16 19: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