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의 맛있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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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천은 한국보다 위도상 훨씬 낮은 곳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덥다. 그것도 아주 덥다.
게다가 비가 많은 지역이다보니 끈끈하고 후텁지근하다. 그것도 아주 노골적으로 끈적끈적 하다.
한국의 여름과 같은 기온이 한두달 먼저 시작되고, 한두달 늦게 끝난다.
한국기온 30도, 심천기온도 30도라면, 같은 날씨로 봐도 될까?
다르다, 아주 매우 많이 다르다. 습도가 충만히 겻들여진 더위는 기온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밖에 조금만 다니면 일단 옷이 몸에 달라붙는다. 절여지는 느낌이다.

기온이 높고, 습도까지 높으면, 사람은 한없이 낮아진다.

앞으로 15일을 예측한 기상예보 어플의 화면 캡쳐.
사용자 삽입 이미지
한국이라면 이미 여름 지나고 선선해질 무렵의 9월 초중순.
30도를 넘나드는 기온은 좀체 떨어질 줄 모르는데, 비가 안오는 날이 단 하루도 없다.
뭐 이런 날씨가 다있어~!

이 예보의 정확도가 100%가 아닐 것이라는 확신이 있기에, 참고 넘어간다.

심천의 여름을 견뎌내려면, 그것도 한국에서 가울,겨울이란 천혜의 계절을 경험하여 신체가 이를 기억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첫째 [인내심], 둘째 [포기]를 양껏 싸들고 와야 비로소 그 험한 계절을 생존해낼 수 있을 것이다.

이시간, 밖엔 비가 오고 있다...
2016/09/05 23:39 2016/09/05 2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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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천평안금융센터. 높이 660m의 118층짜리 건물.
바다 건너 홍콩에서도 보이는 이 건물은, 전세계 현존하는 초고층빌딩 중 6위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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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롯데월드 타워가 555m, 최대 수용인원 1만5천명 이라고 하니까, 그보다 높은 이 건물은 적어도 1만 5천명, 그 이상이 상주할 수 있는 셈이다.
서울시 종로구 인구가 15만명이니까, 이런 건물 10개만 세우면 종로구 인구를 한꺼번에 수용해낼 수도 있다.
말이 간단하여 초고층 빌딩이지, 거의 하나의 행정자치구쯤 되는거다.

이것도 모자라, 이보다 더 높은 건물을 짓겠다 한다.
H700 Shenzhen Tower로 명명된 이 건물은 739m 높이로 세워질 것으로 알려져 있다.

통상 200m 넘는 것을 고층빌딩, 300m 넘는 것을 초고층 빌딩이라 분류하는데, 중국내에서도 초고층 빌딩은 상하이, 광저우 등에 있지만, 심천이 독보적이다.
[2015년 현재 중국내 도시별 300m 이상 초고층 빌딩 갯수]
  완공 건축중
심천 5 14
광저우 6 5
홍콩 6 0
상하이 4 1

심천은 이제 40살이 채 안된 신흥도시인데, 그 팽창은 가히 압도적이다.
블랙홀처럼, 성장의 모든 요소들을 급속히 빨아들이고 있다.
그러나, 지금도 이미 문제시되고 있는 인구증가->집값상승->급여상승->물가상승, 게다가 지금도 감당 안되는 교통지옥.
소도시 하나와 같은 초고층 빌딩을 도심 한가운데 툭툭 때려박으면, 그로 인해 수반되는 사회적 문제를 어떻게 감당해낼지도 궁금하다.
대규모 인프라의 확충이 없어도 그 문제를 꽤 충당해낼 수 있는 묘책이 있긴 할 것 같다.
사회구성원들의 선진 질서의식이다. 모두가 질서만 잘지키고 양보만 잘해도 문제는 훨씬 줄어들텐데...
2016/08/26 20:07 2016/08/26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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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우 올림픽에서는 361° 라는 브랜드가 자주 눈에 띄어서 적잖이 놀랐다.
한국 사람들 대부분은 361° 를 아예 모를테니 의식하지 못했을 수 있으나, 중국 브랜드  361° 를 아는 사람이라면 매우 쉽게 그 브랜드를 볼 수 있었을 것이다.
비단, 중국선수단 뿐만 아니라, 진행요원, 심판, 자원봉사자들까지 그 로고가 새겨진 옷을 입고 있었다. 심지어 일부 타국 선수단도 그 유니폼을 입은 것을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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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 dzwww.com)

TV화면을 통해 노출되는 경기장의 주변을 에워싼 대형 광고판 위의 삼성, 코카콜라 같은 로고나, 사람들의 옷위에 박힌 NIKE, ADIDAS, PUMA같은 로고들은 어쩌면 이미 습관이 된 탓인지, 보여도 그다지 주목하지 않았는데, 361° 은 오히려 자주 눈에 띄었고, 이 점이 매우 흥미로웠다.

중국사람 외에, 이 361°이라는 브랜드를 사용은 고사하고, 들어본 사람이 몇명이나 될까.
한국사람 붙잡고 중국의 361° 예요~ 한번 써보세요. 한다면, 십중팔구는 일성에 그게 뭐예요? 그 다음엔 공짜로 준다면 볼라도 돈내고 살 생각은 없는, 고만고만한 싸구려 중국산으로 받아드릴 것이다.

핸드폰에 대해서는 애국심 마케팅에 편승해, 좀 비싸더라도 묻지마 삼성, LG를 쓰면서도
스포츠 용품에 대해서는 변변찮은 국산 브랜드 하나 키워내지 못하고, 애국심 마케팅이 먹혀들어갈 틈도 없이, 나이키, 아디다스, 뉴발란스같은 스포츠용품 사대주의자가 되어버린 좀 아이러니한 우리 패피들.

어차피 애국심마케팅 장벽이 무너진 한국의 스포츠용품 시장이라면 중국산의 격랑이 조만간 몰아닥치지 않을까 조심스레 예견해 본다.
2016/08/23 00:54 2016/08/23 0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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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천은 서울보다 생활비가 많이 든다.

중국은 더이상 적은돈으로 뭘 할 수 있는 곳이 아니다.
중국에서 살려면, 적어도 나름 이름난 중국도시에서 살려면, 그 어느 세계 유수의 도시에서보다 더 많은 생활비를 지출해야 한다.
mercer라는 기관에서 분석한 조사내용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생활비가 가장 비싼 도시는 홍콩이다.
4위 싱가폴, 5위 도쿄, 7위 상해, 10위 북경

심천은 12위
서울이 15위이다.
즉, 심천에서 산다는건 서울보다 생활비가 더 많이 든단 얘기이다.

20위 안에 든 중국의 도시들은
1위 홍콩, 7위 상해, 10위 북경, 12위 심천, 18위 광주...
중국의 도시들은 들어서기만 하면 버는 기회를 주는 도시가 아니라,
잘 단속하지 않으면 가진 것을 내어놓고 돌아나와야 할 도시인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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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sohu.com)
2016/07/31 22:23 2016/07/31 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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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남서쪽을 향해 비행기 타고 세시간을 날아가면 도착하는 도시.
보통 [심천]이라 부르는데, 뉴스나 신문에서 쓰는 공식명은 [선전]
중국어 발음 [ShenZhen]을 한국표기로 한 것인데, 중국어를 모르는 한국사람이 [선전]이라는 글자를 나름 짱꼴라스럽게 읽는단들 원래의 중국어의 그발음과는 거리가 있다. 굳이 한글로 가장 중국발음에 가깝게 표기하라면 [ㅅhㅡㅓㅔㅖㄴㅉhㅓㅔㅖㄴ]이쯤 되려나? [선전] 신문방송에서 쓰시도록 해 두고...
[심천]?
한자 독음을 읽는 방식인데 흙토에 내천을 붙인 [圳]. 이 글자가 사실 한국에서 쓰는 한자어 옥편에는 없는 글자이다 보니 이 글자를 [천]이라고 독음을 읽는 것도 근거는 없는 것이긴 하다.
여하튼,
이 도시를 아는 한국사람은 대부분 심천이라 부른다. 이 도시에 사는 교민들도 대부분 그렇게 부른다. 언어의 사회성. 그래서 심천이라는 도시이름이 아무래도 자연스럽다.


*역사
심천은 1979년에 도시가 되었으니까, 2016년 기준으로 37살짜리, 아직 불혹의 나이도 안된 도시이다.

*면적
약 2000㎢ : 서울의 세배가 조금 넘는다.

*인구
공식적으로 천백만명, 비공식적으로는 천삼백만명까지 보는 시각도 있다.
서울인구와 거의 비슷하거나 약간 많은 정도
흥미로운 것은, 심천인구의 대다수가 젊은이들, 게다가 외지인들로 구성되어 있다는거다.

역사, 면적, 인구... 이 사실에 매우 놀랬다.
어느 낙후된 시골 한군데라도, 맘만 먹으면 30여년의 시간만에 인구천만의 대도시를 만들어버리는 이 나라.
과연 어느 나라가 이런 경험과 능력이 있는가 말이다.

*기온
연평균 기온 22.4℃로, 서울보다 약 10도가 높다.

*강수량
연평균 강수량 1933.3㎜로, 서울보다 두배넘는 비가 온다.

심천은 식물들이 자라기에 천혜의 환경이다.
햇볕 잘 쪼여주고, 듬뿍 물주기... 강한 햇볕이 하루종일 내리 쬐다가도 순간 폭우가 내리 쏟아붓곤 한다.

경제적으로도
막피어난 도시이고 계속 자라고 있는 도시이다.
너무 짧은 시간에 너무 급하게 자라다보니 부조화가 곳곳에 있긴하지만, 가능성과 미래는 여전히 충만하다.
그러나, 미래의 성공은 모두의 것이 아니라 승자의 것이다.

현재의 이 젊은 도시는
이곳에 유입되어 뿌리를 내리고 있는 그 많은 사람들이 성공을 차지하기 위해 치열하게 살아가고 있는 한증막이다.
이 도시에 있다보면 때때로 숨이 턱턱 막힌다.
날씨가 그래 생활이 그렇고, 경제가 그래 생존이 그렇다.
심천, 이 도시가 내게 좋은 기억으로 남아주기를...
2016/07/31 13:29 2016/07/31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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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주요 150개 대도시중 2016년 1사분기 집값 상승율 (15년 동기대비) 순위를 매긴 기사를 보았는데, 심천이 62.5%로 전세계 1위를 차지했다.

감이 안온다…
한국돈 1억원짜리 집을 사놓았다면 1년만에 1억6천만원짜리 집이 된거다.
그래도 감이 안온다.
계산기를 두들겨보면, 1억원짜리 집 샀으면 1년동안 매일 17만원씩 꽁돈 번거다.
그래도 감이 안온다???
1억원 돈 빌려서 집 샀으면, 1년 반만에 1억원 돌려주고 나에게 고스란히 1억원이 남는거다.
뭔 이런~~~

그 외에도 상위 Top 10에 중국의 4개 도시가 포진해 있는데
2위 상해 30.5%, 4위 남경 17.8%, 5위 북경 17.6%
그래도 1위인 심천의 상승율은 가히 압도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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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SZNEWS.com)

돈놓고 돈먹기 하는 사람들이야 더없이 쾌재를 부르겠지만
먹고살기 힘들었던 서민들은 이제 안먹고살기에도 벅찬 환경이 되버린거다.
에휴~

2016/07/12 22:19 2016/07/12 2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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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전역이 홍수로 몸살이다.
장강 유역대가 특히 심한데, 중국의 남북으로는 중간쯤되는 지역이고, 그 동쪽 끝은 많이 들어봤던, 상해가 그곳이다.
신문이며 TV뉴스며 피해상황과 구호상황 보도가 연일 쏟아지고 있다.
당국의 통계에 의하면
7월 3일 현재, 전국 26개성 1,192개 현에서 피해가 발생했고, 수재민은 3282만명, 사망 186명, 실종 45명, 무너진 가옥은 5만6천채, 직접경제손실은 506억위안(=한화 환산 9조원)정도라 한다.
이것이 끝이 아니라, 아직도 비는 계속 내리고 있고, 이 자연의 공습은 그어느 강인한 정부도 쉽게 다스리지 못하는 것.
모두가 잘 견뎌내고 이겨내고 조금 덜 고통스럽길 바랄 뿐이다.

호북성 어느 경기장 침수 모습 (출처 : sina 뉴스)
호북경기장침수

7월 3일 현재 중국 홍수 현황 집계 (출처 : 央视新闻)
중국홍수집계
2016/07/04 23:46 2016/07/04 2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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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중국의 수능이라고 볼 수 있는 高考(GaoKaO)가 6월 7일, 8일 이틀에 걸쳐 시행되었다.
수험생이 자그마치 940만명

서울인구와 맞먹는 수치이지만 2016년이 최근 몇년들어 수험생이 가장 적은 한해라 한다.
 
어느 한 시험장 광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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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실기 시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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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험생을 배웅하며 격려하는 학부모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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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에는 또한 부정행위 단속이 가장 강했던 한해이기도 하다.
부정행위 방지 검색 및 적발된 도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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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 weixin.qq.com
2016/06/19 13:39 2016/06/19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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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자 메시지

주인님, 주인님.
저는 비행기타고 이미 심천에 도착했어요.
당신과 만날 그 시간이 기대되네요.
핸드폰 켜놓으시구요....

(이게 무슨 영문모를 문자 메시지일까??? 그 답은 다음 문장에...)
 
물건받을 준비하세요.
박스를 뜯을 때는 날카로운 도구를 사용하지 말아주세요.
그래야 귀한 물건이 상하는걸 피할 수 있어요.
 
(바로 온라인 쇼핑몰 택배의 안내 문자...)
2016/04/23 13:37 2016/04/23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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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트에 가서 계란을 사왔다.
어쩌다 그 중 하나의 계란에 눈이 갔는데...
IMG_20160417_164100.jpg
 
이게 좀...
뭔가 이상하다. 평생껏 봐왔던 계란에서 보지 못했던 묘한 이질감?
자세히 보니. 왠지 자연스럽지 않았다.
가운데 부분이 매끄럽지 못하고 오돌토돌... 풀칠되어 있는 것 같달까?
IMG_20160417_164353.jpg
 
한참을 뚫어져라 쳐다보다가 조심스럽게 깨보았다.
살짝 살짝 톡톡...
IMG_20160417_164553.jpg  IMG_20160417_164616.jpg

아주 살살 칼날로 건드려봤는데, 아니나 다를까 풀칠된 듯한 느낌이 있는 부분이 금이 가기 시작한다.
마치 미리 부러뜨려놓은 각목 느낌.
그래도 내용물은 들어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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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을 자신이 안생겨 버리고 말았다.
2016/04/17 23:32 2016/04/17 23: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