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4학년생, 거기다 2학기가 되면 대부분 많아야 10학점 정도의 수강신청을 한다.
게다가 특정요일로 강의시간을 몰아 학교나오는 시간을 줄이고
나머지는 학교외의 일들을 준비하거나 하게 마련이다. 취업준비 등...
허나, 나는 무려 17학점이라는 1,2학년생 같은 수강신청을 해놓고
거기다가 기숙사 입주까지 해놓은 것이다.
내 팔자에 무신 공부에 귀신이 붙었다고 이리 끝물까지 학점을 붙들고 늘어진단 말이지. 원.
그 이면에는 사연이 있다.
1,2,3학년을 지내는동안
시종일관, 초지일관, 음주가무, 엽기행각, 퇴폐향락, 우왕좌왕, 좌충우돌, 횡설수설...
(으아~ 4자성어로 일관한 그의 삶을 보라. 현학적 아닌가?)
하여간 학창생활을 오로지 이런 생활로 점철해놓다보니
남겨진 것은 권총 10자루뿐인 것이다.
10학점 F를 기록하고도 졸업을 할래믄 4학년 2학기라도 만땅으로 강의들어야 하는건 당연한거 아닌가?
4학년 2학기... 그것도 기숙사 생활...
이거 그나마 알짜짜하게 지낼래믄 뭔가 궁리를 해야만 했다.
그러던 차에 나하고 같은 팔자에다가 룸매이트가 된 자칭 컴퓨터 박사라는 친구넘이 살살 꼬신다.
[야아~ 컴퓨터를 배워보지 구라냐..]
컴퓨터...
난 이 괴물이 무슨 최첨단공학을 연구하는 그런 인간들이 가끔씩 조심해서 만지는 그런 것인줄 알았다.
어쨌든,
단식투쟁을 일삼아가며 부모님을 설득한 끝에
당시 대학 등록금에 맞먹는 거금을 들여 컴퓨터를 한대 장만할 수 있었다.
그이름도 찬란한 386-S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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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지표지판을 보니 더 들어가고 싶어진다는... ^^
가라고 하면 왠지 가기가 싫어지기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