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의 맛있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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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살아온지 몇년 되는 본인의 형편상, 사적으로나 업무상으로 손님을 수행하고 안내하는 일이 꽤 있는 편이다.
그렇다고 여행가이드가 아니니, 당연히 여행가이드들이 여행 손님 대하는 것과는 다르다.
손님이란 결국 한국에서 중국에 온 사람들이겠는데 처음오는 사람들이 대부분이고 일부는 자주 왔던 때문에 현지에 사는 사람 못지 않게 중국실정에 훤한 사람들도 있다.
초행인 손님들을 기준하여 억지삼아 몇가지 부류로 나눠본다면,

1. 호기심 style
주변이나 창밖으로 펼쳐지는 것들에 호기심을 갖고 사진도 찍고 몇가지 묻기도 하며 호기심을 충족시키는 스타일이다.
틈틈이 메모를 하는 사람도 보았다.
이런 유형은 일반적인 유형이라고 볼 수 있겠다.

2. 무관심 style
무척 뜻밖의 유형이다. 외국땅에 와서는 이국적인 풍경과 생활풍습에는 관심없고 궁뎅이만 붙이면 잠만자는 스타일이다.
- 사람사는게 다 똑같지 뭐, 별거 있겠어? 난 잠이나 잘란다.
- 창밖을 좀 봐요. 한국에선 보기 힘든 풍경인데... /// 나중에 인터넷으로 보지 뭐...
한국에서 얼마나 일에 지쳐 피곤했길래 그러겠느냐만, 본인으로서는 무척 맘에 드는 손님 유형이다.
같이 잠자다가 목적지 도착하여 깨워주면 그만이니까.

3. 학구파 style
아주 피곤한 스타일이다.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은 죄다 궁금하고, 반드시 이해해야만 하는 스타일.
- 광고판의 저 글자는 무슨뜻이야?
- 왜 사람들이 큰소리로 떠드는거야? 무슨 얘기들을 하고 있는거야?
- 저 건물은 독특한데 왜 저렇게 지은거야?
나중에 한마디 하는게 더 가관이다.
- 중국에 꽤 살았다면서 그것도 몰라?
그런 손님 만나면 두통약 상비해야 한다.

4. 왕회장님 style
- 뭘 드실래요? /// 알아서 해봐.
- 중국식? 한국식?..??? /// 아무데나 분위기 좋은데서 내 입맛에 맞는걸로&적당히&다양하게&깔끔하고&맛있는걸로&비싸지않게...
- 어디 구경 가실래요? /// 어떤 곳인지 요약해서 먼저 읊어봐. 내 들은 다음에 갈지 말지 결정하지...
- 그럼 저기 가보시죠. /// 예약&준비 다 되어 있지?
이걸 콱~!@~~
난 여행GUIDE가 아니란 말이다.

5. 비교 style
- 한국에선 저러지 않는데 여긴 왜그러나.
- 말도 안돼. 한국에선 다 되는데 여기선 왜 안된다는거야? 다시 한번 확인해봐.
- 한국보다 엄청싸네
이런 사람들 치고 바가지 안쓰는 사람 없다.
- 한국 6.25전쟁때나 보던 풍경이군
도대체 그 시절을 겪으시긴 하셨나?

6. Anti style
중국에 대해 얼마나 안다고 매사 부정적이고 비판적 시각으로 접근하는 스타일이다.
- 역시 중국은 dog판이야.
- 정말 후진국이야. 아직도 멀었어.
- 한국같으면 말도 안되는 짓들을 하고 있어.
- 사기꾼너므 시퀴들... 감히 나를 상대로 9라치고 있어~~~
이런 사람들 십중팔구 사기 당한다.

개인적인 차이가 있겠지만
중국을 처음 접하는 사람들은 대게 한단계 낮게 보는 시각들이 많고
중국생활을 오래한 사람들은 대게 만만치 않게 보는 시각들이 많다.
낮게 보고 접근하다가 만만치 않게 보게 될 때, 혹은 두려운 상대로 인식하게 될 때까지는 또 그만큼의 세월과 시행착오를 겪어야 겠지만, 중국생활을 몇년째 해오고 있는 본인은 손님들에게 늘 근거없이 무턱대고 낮게 보는 시각을 거두어 주시길 부탁드린다.
2008/04/23 10:52 2008/04/23 10:52
Shain

찾아간 곳에 대한 예의란 걸 반드시 갖춰야하겠죠
그리고 안내해준 분이 의무상 해주는 거라도 예의는 반드시 --a
웅.. 관광 여행도 기본은 지키고 했으면!

Jxx

상대를 일단 깔아뭉게놓고 시작하려는 스타일 중 상당수 사람들은 스스로의 열등이 내비춰질까 두려워하기에 그러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봅니다.
가만 두고 보아도 될걸 조바심치며 먼저 폄하해놓고 시작할만큼 그릇이 덜 된 탓으로 봐야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