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의 맛있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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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이 사용하는 노트북은 ASUS의 U1F라는 모델이다.
근래 시판되고 있는 많은 노트북 중 이녀석이 본인이 바라는 노트북의 기준에 가장 근접하여 만족하며 사용하고 있다.
최근, 노트북을 구입하고자 했던 태국의 친구녀석이 상해 놀러왔다가 내 노트북을 보고는 눈에 밟혀 꼭 동일모델을 사겠노라고 알아보다가 한국, 중국, 태국 어느곳에서도 재고가 없어 구입하지 못한 것을 보고 그 희소가치에 내심 뿌듯했었다.

그러던 어느날, 무엇에 홀렸는지 마시던 커피를 노트북 키보드 위에 냅다 엎질러버렸다. 거의 한잔을 다 쏟았다.
잽싸게 전원 연결 잭을 뽑아내고 노트북을 들어올려 옆으로 비스듬하게 했더니 노트북 키보드 사이사이로 커핏물이 선혈처럼 주륵주륵 흘러나왔다.
이럴때 [대략난감]이란 표현을 쓰는지....

1. 건조
일단 전원을 완전 차단하고 흘러나오는 커피를 마지막 한방울까지 흘러나오도록 기다린 다음
헤어드라이어를 이용, 최대한 말려보았다.
그 후 구동을 해보니 컴퓨터 정상 부팅되며 마우스도 정상 작동한다.
그러나 키보드 타이핑시, 누른 자판과는 엉뚱한 문자가 타이핑 되거나 하나의 키를 누르면 두세개의 문자가 동시 입력되는 에러가 발생하였다.
여전히 내부기판에 커피가 남아 회로상 line간의 short작용을 하는 것으로 추정되었다.
그나마 키보드의 에러외에 다른 문제는 없는 것으로 보아 주기판에는 damage를 입히지 않은 것을 확인한 것만으로 안심.

2. 키보드 모듈 해체
사용자 삽입 이미지
겁도 없이(사용자 해체시 A/S 거부 등) 키보드 모듈을 해체하였다.
모듈을 통째로 노트북 본체에서 떼어내는 것은 물론 각 키캡까지 전부 분해하였다. 역시나 안에는 커피의 잔해가 조금씩 남아있었다.
이것들을 조심조심 닦아내고 다시 건조 시킨후 재조립.
실패.
역시 동일한 에러가 발생하였다.

3. 키보드 모듈 세척
따뜻한 물에 키보드 모듈을 통째로 담가 살살 흔들기를 반복하여 커피의 잔해를 나름대로 제거한 후 건조하여 테스트 해보았다.
여전히 실패.

4. A/S 센터 연락
자력으로는 더이상 복구가 불가능함을 알고 A/S 센터를 찾아가 문의하였다.
또한번 낭패감을 맛보았다.
요는, 이 모델은 고급형인데다가 대량 시판모델이 아니라서 A/S용 부품 역시 재고가 없다는 것이다.
네트워크 시스템을 통해 전세계 모든 거점의 재고를 조회할 수 있는데 그 어디에도 없다는 슬픈 소식을 전해 들었다.
따라서 공장에 생산을 의뢰하여 그것으로 교체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보름정도 기다리라고...
이런...

5. 정면돌파가 안되면 돌아가라.
말이좋아 보름이지 이런저런 지연사유 갖다 붙이면 한달이 될 수도, 두달이 될 수도 있는 일,
MAIN으로 사용하는 컴퓨터인지라 마냥 넋놓고 기다릴 수만은 없어, 주변에 닿을 수 있는 인맥은 죄다 동원하였다.
그러다 보니 몇다리 걸쳐 A/S 센터 부품 관리쪽 종사자와 연결이 되어 하루만에 교체를 할 수 있었다.
전세계 어디에도 없다는 부품이 하루만에 불쑥 나타난 것이다.
설명인 즉슨, 어떤 사유로 반품되어 들어온 본체에서 키보드 모듈만 해체하여 가져왔다는 것인데,
그 말 자체가 뭔가 석연찮은 것도 있지만
그렇게까지 열정적으로 A/S를 해준다는 사실도 믿기 어려웠다.
일반적인 중국의 상황이라면 [돌아가서 연락 기다리세요. 부품 확보되면 연락드릴께요...]해놓고 감감무소식인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암튼 커피 한잔의 놀라운 위력을 실감하며,
지금도 키보드 작업 간간히 커피를 마시고 있다. ^^
2008/03/24 10:59 2008/03/24 10:59
우리팬

굳이 해당 A/S를 찾아가는 것보다도, 徐家汇쪽 찾아보면... 야메-_-로, 노트북 키보드만 교체해주는 곳이 있을텐데요. 南京 珠江路 쪽에는 제가 귀국하기 전에 생기더군요. 완전 교체가 300元이었나...로 기억하는데, 그 가게 연 사장이 제가 종종 갔던 가게의 사장 동생이었거든요.-_-; 물론, 마음은 단디 잡수셔야겠지만.-_-+

오래간만입니다. 1월에 上海大学에 있었을 때 전화를 드렸는데요, 저 역시 전화를 안 받으셔서 바쁘신 줄 알았슴다. 당시 그 번호는 新天地에서 구입한 따끈따끈한 上海 SIM卡였군염. 이제 또 언제 중국땅을 밟아볼지... -_-+

Jxx

아, 그런곳이 있었군요. ASUS의 A/S CENTER도 徐家汇에 있는데 이번에 KEYBOARD MODULE 통째로 교환하는 것이 350元 들었습니다. 제가 쓰고 있는 모델은 시장에서 흔히 보는 모델이 아니라 어디 가서도 부품을 구하긴 쉽지 않을 거란 생각을 합니다.
이상하네요. 저도 전화 드렸었는데, 두사람 다 서로 전화를 안받다니... 무슨 버뮤다 삼각지대라도 존재하는지... 건강하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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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led under Jxx's Misc.
블로고스피어를 돌아다니다보면 [블로그] 자체를 놓고 여러가지 명제들이 제시된다.
- 주기적인 포스트가 필요하다.
- 블로그는 일기와 같아서 블로거 자신의 것일뿐 자체에 부담을 느낄 필요 없다.
- 블로거는 자신의 포스트에 대해 대외적인 책임을 져야 한다.
등등...

이런 일들로 논쟁이 벌어지기도 하고, [이와 관련된 이런저런 이유로] 블로그를 그만 둔다는 분들도 몇몇 보았다.

본인도 금년들어 소속된 회사의 여러 변화와 업무상의 부담으로 거의 포스팅을 못하고 있었다.
본디 컨텐츠를 대량생산하는 형편은 아니었지만 그나마 근근히 포스팅을 해왔었으나 올해는 이것마저도 거의 하지 못했다.
사실, 시간이 없었다기 보다는 심적인 여유가 없었다는 것이 맞을 것이다.
이전에 하던 버릇이 있었던지라, 어느날 갑자기 블로깅할 여유가 없다는 것이 어색하기도 하였거니와 왠지 모를 부담도 느꼈더랬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며 이것마저도 익숙해져서, 조금의 여유가 생기면 블로그 포스팅 보다는 다른 일을 먼저 하게 되었다.

본인은 블로그의 정체성을 말할 때, 대외적 책임보다는 주관적인 것이라는데 논점을 두는 편이다.
- 주기적인 포스트가 블로그의 가치를 높인다는 것은, 성향이며 권장사항일 뿐이지 반드시 그래야만 한다는 의무사항도 아니고
- 블로그 자체에 부담을 느낀다면 잠시 놓아도 무방한 것이며,
- 대외적인 책임론에 대해서는 크게 고민할 필요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무책임한 컨텐츠를 양산하는 현재의 [일부]가 분명 존재하지만, 이는 시간이 흘러 블로고스피어가 성숙되어 가며 자연 감소될 것으로 보며, 많은 공부와 자료수집이 수반된 고품질의 포스트들이 더욱 늘어갈 것으로 본다. 이것은 분명한 흐름일 것이며 현재의 [일부]를 침소봉대하여 문제시하고 소모전을 벌이는 것 자체가 이미 서로의 소중한 시간에 대한 낭비라고 생각한다.

블로그의 의미를 [공유]로 보고 싶다.
강요나, 지시나, one-side한 그 무엇을 기대하고 싶지 않다.
나의 (공유된)주장이라도 찬성, 반대는 보는 이들의 몫일 뿐, 是非나 好不好를 공론화하여 결론내릴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앞서, 시간이 없었다기 보다는 심적 여유가 없었다는 표현을 썼다.
멈추어선 본인의 블로그 바라보며 잠깐이나마 부담을 느끼고 안절부절 했던 것이 지금 생각하면 좀 우습기도 하다.
어차피 나로부터 시작하는 컨텐츠인 블로그를 부담이란 벽에 막혀 고민할 필요가 없었던 것을 말이다.

화려한 수사는 없어도, 매일같은 포스트가 없어도, 간혹의 포스트가 달고 따뜻한 블로그들을 여럿 보았다.
메타블로그 메인에 한번 오르지 못하고, 파워블로거에 한번 뽑히지 못했어도, 어느 누군가에게는 가치있는 그런 블로그들이 많다.
그들이 지치지 않기를 바란다.
본인의 브라우져 즐겨찾기에 들어있는 어느 블로그는 (우습지만)지금까지의 많은 포스트들이 공개만 되어있을 뿐, 단 한번도 발행되지 않았다.
그렇지만 본인은 남몰래 그 블로그를 잊지 않고 찾아간다.
가게 될 만 하니까...
그런 블로거들의 가슴과 마음에 여유가 사라지질 않길 바란다. 나와 함께...
2008/03/21 10:48 2008/03/21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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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led under China Story
중국인들의 자전거 활용도가 무척 높음을 앞선 포스트에서 몇차례 기술한 바 있다.
근래 들어서는 (대도시를 중심으로) 중국인들의 소득수준이 높아지면서 이동수단이 전동자전거나 오토바이로 상향 조정되고 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며칠전 시내에 나갔다가 애완견을 태우고 함께 달리는 오토바이를 보았다.
말이 좋아 [함께]이지 그 강아지는 거의 서커스하는 입장이었을거다.
본인이 탄 차와 나란히 이동하였기에 꽤 오랫동안 보았는데, 강아지는 내내 안절부절이었다.
어떤 바구니에 안전하게 넣은것도, 줄로 묶어놓은 것도 없이 그저 짐짝위에 올려놓고 달리는 것이다.
애완견이기에, 애정으로 함께 이동하고 싶었던 때문일거다...
설마, 뒤에 실린 짐박스와 함께 처분하는 그런 상황은 아닐것이다.
이런걸 개팔자가 상팔자라 해야할지, 아님 순수한 개팔자라 해야할지...
2008/03/19 10:10 2008/03/19 10:10
1004ant

안하무인이란 사자성어가 떠오르네요... 사람이 많아서 그런지... 완전 자기위주네요 ㅠ.ㅠ

Jxx

중국엔 인구가 많다보니 정말 각양각색의 사람들을 만나게 됩니다. 일반적인 성향은 말씀하신대로 개인주의가 좀 강한편이지요... ^^